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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업둥이 이야기

by 꿈꾸는엘프 2009. 6. 29.

여름이면 바위와 하나되는 우리집 업둥이.

사진을 찍을때면 항상 다른곳을 보신다는 -_-+


부모님께서 여기 산속에 직접 나무로 집을 지으시고 들어오신지 벌써 12년이나 흘렀다.
사진에 보이는 이녀석의 이름은 "업둥이". 수줍음과 애교가 너무 많은 암컷 개님 되시겠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땀으로 만들어진 집에서 살기 시작한지 몇 년 후.
뒷산에서 왠 개 한마리가 내려와서 집앞을 서성거리더란다.
개...라면 끔찍하게 좋아하시는 우리 부모님께서는 그렇게 산에서 내려온 잡종 진돗개에게 조금씩 먹을껄 나누어 주셨고, 그녀석은 처음에 가졌던 경계심을 완전히 풀고는 부모님의 손길에 자기 몸을 맏긴채 "쓰다듬~쓰다듬~"을 허락했다.

점점 우리집 정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직접 우리집을 지을때 사용했던 나무들로 녀석의 집을 정성스레 만드시고는 목줄을 채우셨다..(음...어감이 이상하군-_-)
그렇게 우리와 함께 지낸지만 벌써 10년이 넘은 "업둥이"
우리집에 처음 왔을 당시 대여섯 살을 되어 보였으니까 아마도 이녀석의 지금 나이는 15살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목줄을 풀어주어도 도망가지 않고 자기 집앞을 벗어나지 않는 착한 아이.
전주인에게 버림받고 산에서 혼자 지낸 아픈 상처가 있어서일까? 눈빛이 너무나 슬픈 아이.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면 반가움에 어쩔줄을 몰라하면서도 몹시도 수줍어 하는 아이.
가끔은 내가 털어놓는 고민들을 가장 잘 들어주는 아이.
왠지 나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을것만 같은 아이.
이젠 나이가 들어서 수염도, 털도 조금씩 희끗희끗한 할머니.

어느날 갑자기 산에서 내려와
지금은 우리집 가장 소중한 식구가 되어버린 아이.

오래오래 내곁에 있어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