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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흔적도 없이 사라진 200Gb (부제:습관의 무서움)

by 꿈꾸는엘프 2007. 1. 18.
사건의 발생은 몇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늘 그렇듯이 윈도우 재설치 후 어느 정도의(2개월을 못버틴다---) 시간이 흐른 뒤...
컴터의 버벅거림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늘 그렇듯이 고스트 부팅용 USB를 넣고 복구를 시도했다. (이럴때를 대비해 항상 나에게 최적화된 .gho 파일을 유지해 주는 쎈쓰!)
능숙하게 지난 수년간 해왔던대로 다다다닥~ 커서를 움직여 늘 하던대로 파티션 복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이건 잠시후에...)

3분만에 복구가 완료되고(이맛에 고스트르 쓰는거겠제^^) 쌍콤하게 리부팅~
그러나! 허걱! 부팅이...부팅이 되질 않는 것이다.
"분명 .gho파일 생성 후 무결성 검사까지 끝냈었고 지난 몇개월간 아무 이상없이 복구에 사용하던 백업파일인데..이럴리가 없다"며 이후 3번이나 더 복구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orz...

하지만 뭐 좀 귀찮아도 이럴때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걍 노가다 설치가 해결책이라는 생각으로 윈도우 CD를 넣고 설치를 진행하였다.

그런데...이게 무슨 일이지? 설치도중에 가만~히 보니 파티션들의 구성이 뭔가 어색하다??
뭐지뭐지..하면서 파티션들을 살펴보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얼마 전 백업용으로 새로 달아놓은 200Gb EIDE HDD !!!

이쯤이면 알만한 사람은 눈치를 채셨겠지만...글쎄 이 EIDE HDD가 떡하니 C:에 자리를 잡고 있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지난 수년간 "디스크 공간부족"이라는 메세지가 수십번 떴을때에도 나의 일방적인 사랑을 받으며 삭제되지 않고 그 자리를 꾿꾿하게 지켰던 엄선된 음악들과 컴퓨터를 업으로 삼고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그리고 직접깔아서 사용하고 검증한) 것들만 모아놓은 그 수많은 유틸과 이제는 구하기조차 힘든 소장용 영화들
이 들어있는 HDD...거기에다 고스트를 4번이나 뒤집어쓰고 파티션 삭제라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ㅠㅠ

변명도 때늦은 후회도 가슴 내려앉는 한숨도 모두 필요없었다.
모든게 내가 저지른 일이지 않은가...누굴 탓하리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은 설치가 필요없는 버전으로 바꾸어 다른 HDD에 보관되어 있었고 또다른 HDD에는 즐겨찾기와 내문서폴더를 비롯한 나의 개인적 자료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정도.

지금은 그나마 남아있는 자료들이 있다는 것을 위로삼으며 이제 다시 무한 다운족 모드로 돌입해서 하나하나 다시 모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라진 그 HDD에 있던 파일들이 어떤 것인지 10%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포스팅 해야겠다)

가슴이 아프다. 아니...뻥~ 뚤린 느낌이다.
마치 소중한 사람을 잃은것 처럼...

습관이란 참 무서운것 같다.
백업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고 그를 위해 HDD를 구입했고 그렇게 열심히 백업해둔 HDD를 습관적인 복구가 날려버리다니...


내가 이렇게 실력없는 글솜씨로 이게 나름 장문의(내겐 충분히 장문의 글이다)글을 포스팅 하는것은 나와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어제의 실수를 기회삼아 다시는 이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도 나와 같은 실수를 한다면...바보 -_-;